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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2-01-29 23:06 수정일: 12-01-29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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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놓칠 뻔 한 에피소드 (2012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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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은진목사
 조회 : 6,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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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등을 나갈 때 동부쪽 여정은 항공편 예약이 어렵습니다.
직항이 거의 없기 때문에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고, 서부와 세 시간의 시차로 인해 첫 날 저녁 집회시간을 맞추려면 보통은 새벽 4시쯤 집을 나섭니다.
예전 멕시코에 집회를 나갔을 때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교회로 가서 목사님 집무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집회를 인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델라웨어집회는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하여 필라델피아 공항에 도착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중간 기착지인 샌프란시스코에서 한 시간을 기다린 후 필라델피아에 오후 5시 30분 경 도착하게 되어 있었는데 출발지인 밴쿠버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밤새 내린 눈 때문에 비행기 날개 위에 눈이 소복히 쌓여버린 것입니다.
제설작업을 미리 해 놓았으면 좋았을것을, 기장도 처음에는 문제없이 출발할 수 있으리라 예상했나 봅니다.
그런데 활주로쪽으로 이동하면서 문제가 발견되었는지 그제서야 제설작업을 요청한 것입니다.
잠시 후 크레인처럼 생긴 제설차량이 도착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한 십분내지 이십 분 쯤 지체되리라 생각했습니다.
조정실에 앉은 기사가 크레인을 운전하고 그 크레인 끝에 한 사람이 들어 가 강력한 물을 뿜어내는 호스를 가지고 날개위 눈을 처리하는 것을 창문을 통해 지켜보았습니다.
얼마나 꼼꼼하게 눈을 씻어내는지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가고 제 속은 타들어갔습니다.
마침내 양 날개 위 눈이 말끔히 제거되고 이제 출발하는 가 싶더니, 다시 그 호스에서 초록색 액체를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물로 씻어 낸 자리가 얼지 않도록 부동액을 입히는 작업 같았습니다.
양쪽 날개 전체를 초록색 부동액으로 완전히 뒤덮는 작업시간이 또 하염없이 흘러갔습니다.
꼭 한 시간이 그렇게 지나가 버렸습니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기장이 샌프란시스코 예정 도착시간을 알려주는데 갈아 타는 비행기 출발시간 2분 전이었습니다.
출발시간 2분전이라는 것은 30분 전에 이미 탑승이 완료되고 비행기 문이 닫힌 후라는 말입니다.
다른 연결비행기를 곧 바로 잡지 못하면 첫 날 집회시간에 도착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지금까지 집회를 마치고 돌아올 때 비행기가 연기되거나 취소되어 본 적은 있었지만, 집회를 가는 도중에 이런 일은 처음이라 적잖이 당황되었습니다.
기도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습니다.
하나님 책임 져 주시라고 간절히 기도한 후 마음을 가라앉혔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였습니다.
탑승좌석이 뒷편이라 양해를 구하고 먼저 앞으로 빠져나가려고 했는데 나와 같은 사정을 가진 사람이 한 두명이 아니어서 할수없이 순서를 기다렸습니다.
비행기를 빠져나오자마자 광속과 같은 속도로 통로를 달려 입구에 있는 탑승안내원에게 티켓을 던지듯이 보여주면서 게이트 위치를 물었습니다.
티켓을 본 안내원이 한 말이 생생합니다.
“It’s here”
내가 타고 온 비행기가 바로 필라델피아까지 가는 비행기라는 것입니다.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속으로 ‘만세’하고 외쳤습니다.
같은 비행기를 탄, 최종목적지가 다른 곳인 사람들은 온 사방으로 뛰어들 가고 있었습니다.
잠시 기다린 후 필라델피아 행 비행기에 다시 탑승한 후에야 비로소 방금 전 상황들이 여유롭게 정리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이 재미있는 방법으로 기도를 응답해 주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다음 번 연결비행기를 신속하게, 반드시 탈 수 있도록 마음 졸이며 기도하는 나를 보시며 ‘그냥 거기 앉아있으면 가’ 하시고선 빙그레 웃고 계셨을 것 같습니다.
인생에 뜻하지 않는 사고나 역경을 당해도 우리의 출발과 도착이 하나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이 그렇게 든든해 질 수가 없었습니다.
제 실수가 필요없는 염려를 안겨주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티켓을 조금만 더 자세하게 살펴보았더라면 같은 항공편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렇게 마음 졸이지 않아도 되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한번도 같은 항공기로 연결 돼 본 일이 없었기 때문에 이 경우를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나의 실수와 부주의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즐거움을 안겨주시는 우리 하나님은 참 따뜻한 분이구나 하는 것을 깊이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집회 인도하러 가는 도중에 하나님이 절 먼저 은혜로 채워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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