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1월 캐나다에서도 춥기로 소문난 몬트리얼에서 100년에 한번 생긴다는 기상이변 Ice Storm이 있었습니다
영하 40도가 넘는 기온에서 응결핵을 찾지 못해 하늘에서는 눈이 아닌 비가 내리게 되고 그 비가 지상에 닿자마자 바로 얼어버리는 그런 이상기온 현상입니다
첫날엔 몬트리얼 주민들이 카메라를 들고 마치 수정을 깔아놓은 듯한 온세상을 담으면서 즐기고 있었지만 그것이 재앙으로 치닿는데는 불과 하루가 걸리지 않았습니다
나무에 전신주에 철탑에 지붕에 내린 비는 그 자리에서 얼어버리고 ....
영하 40도 상황에서 전신주도 넘어가고 가스 공급도 중단되고..
순식간에 몬트리얼은 생활을 영위하는 공간이 아닌 생존을 장담하지 못하는 지옥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연일 메스컴을 통해 전달되는 소식들은 너무나도 감동적이고 충격이었죠
정부 차원에서서의 구호는 말할것도 없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이웃 도시에서 스노모빌을 타고..
혹은 스노우체인을 달고 와서는 마을을 돌며 남아있는 사람들을 자기 집으로 데려가고..
마을마다 이웃 도시에서 쌓아놓는 장작, 식료품, 이불, 옷가지들을 보면서 한계상황에서 오히려 차분하게 빛나는 따뜻함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정말 나를 감동시킨 이야기..
몬트리얼에서 십년간 식료품가게를 운영하는 한인인 지인에게 전해들은...
다른 캐네이디언이 운영하는 가게는 다 문을 닫았지만 의지의 한국인들은 촛불을 켜가면서도 가게를 열었고
이분도 어렵게 어렵게 식료품을 구해다가 꿋꿋하게 장사를 하고 계셨는데..
어느날 아침 어느 한 남자분이 가게에 들어와 빵을 찾았습니다
주인은...
당신은 참 행운입니다. 지금 딱 마지막 한덩어리의 빵이 남아 있습니다.
빵을 카운터 위에 올려놓은 이 남자분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 빵을 반으로 잘라주세요..."
남자는....
빵값은 제가 다 치루겠습니다. 하지만 이 한덩어리는 남겨놓겠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와서 빵을 찾는다면 이 빵을 그 분에게 드리세요.......
나는 이 말을 전해 듣는 순간 온 몸에서 전율이 일었습니다
이 남자분은 한조각의 빵을 구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집에서 나와 빙판길을 수도 없이 넘어지면서 수십군데의 가게를 다니면서 허탕을 쳤을겁니다 하지만 집에서 애타게 기다리는 아내와 자식들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을겁니다
그 빵 한덩어리는 그에게는 그리고 그의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에게는 생명과도 같은 것이었을텐데..
그런데 그 생명과 같은 빵을 어느 누군가를 위해 내어 놓았습니다.
내가 만약 그런상황이라면 이 사람처럼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나눌수 있을까?
그런데 만약 내가 누군가 나를 위해 남겨둔 빵을 값없이 가져와 가족과 나눠먹었다면 내 삶도 적어도 그렇게 노력하는 삶을 살지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우린 이미 그 생명같은 빵을 값없이 받은자들이 아닐까요
우리 죄인을 위해 살과피를.. 생명을 내려놓으신분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여기 내 생명이 있습니다 누구든 와서 찾는다면 이 생명을 나누어 주세요 값은 내가 이미 다 치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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