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흥분된 마음이, 기쁨이 채 가시기 전에 빨리 이 기쁜 소식을 전해야 겠다는 마음에 군화 끈도 풀지 않은채 이글을 쓴다.

부대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바로 내 눈 앞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났다. 차 두대가 내 눈앞에서 형체를 알아 보기 어려울 정도로 충돌한거다. 직감적으로 저 차안에 타고 있는 사람이 크게 다쳤을거란 생각에 비상 깜빡이를 켜고 내 차를 정지하고 바로 그 차로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나이드신 할머니 한 분이 크게 다치셨다. 몇 몇 사람이 이분을 꺼내려고 해서 바로 배운데로 상황 조치에 들어갔다. 일단 내가 채플린이고 장교임을 밝힌 후에 경찰과 구조대가 올때까지 내 지시를 따를것을 당부했다....

나를 따라 현장으로 뛰어 온 다른 군인들에게 각각 임무를 부여했다. 한 명에게는 현장 교통 통제를, 다른 한명에겐 911 에게 즉각 전화하게 하고 난 이 할머니에게 집중했다. 군에서 배운 응급 처치 요령데로 즉각 조치하고난후 내가 의무사령부에 가서 배웠던 Traumatic Event 를 당한 사람에게 필요한 조치들을 하나씩 해 나가며 할머니를 진정시켰다.

곧이어 소방관들과 경찰들이와서 현장의 사람들을 해산 시켰지만 나 만큼은 끝까지 남아서 할머니를 보살필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다.
소방관이 준 소방관 조끼를 현장에서 걸치고 지속적으로 할머니에게 필요한 Religious support 를 제공했고, 결국 자동차문을 절단하고서야 할머니를 구조해서 앰불런스에 태울 수 있었다.

앰불런스에 타기 직전 현장에서 할머니 손을 꼭잡고 소방관들과 함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순간 아 정말 이것이 웬 은혜고 이것이 웬말인지 감격이 마구 밀려 들었다. 생각해 보라. 뜨거운 아스팔트 한 가운데서 경찰과 소방관들이 모두 함께 손을 모으고 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순간을.



오늘 있었던 일에 많은 분들이 함께 감사해 주시고 감격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하나님께서 모든걸 하셨음을 고백합니다. 좀 아까는 너무 좋은 나머지 흥분해서 함께 나누지 못한 작은 또다른 기쁨이 있어 나누고자 합니다.

문을 절단하기 직전 운전석 쪽에 터진 커튼 에어백을 제거 해야 하는데 소방관도 경찰도 다들 도구를 찾지 못해 쩔쩔매고 있을 때였다. 예전에도 비슷한 사고를 목격했던 경험이 있었던터라 난 늘 내 혁대와 가방등에 자그마한 칼들을 하나 휴대하고 다닌다. 그리고 시간이 날때마다 이 칼들을 갈고 또 갈았었다. 언젠가는 쓰일 날이 오리라 생각하며.

그런데 바로 그 순간이 오늘 온 거다. 다들 주변을 두리번 거릴때 짜잔하고 등장한 나의 작은 손 칼. 그냥 한 방에 주욱 커튼 에어백을 잘라내고야 말았지롱. 옆에 있던 소방관 왈. 채플린 그 칼 자기한테 팔면 않되냐고? 이 싸람이 지금............

흠 역시 칼은 평소에 갈아야 하고, 잘간 칼을 잘만 지니고 있으면 어떤 경우에도 쓰임 받는다는 교훈을 배운다. 잘 갈아진 칼로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 칼이 필요한 곳에서 그분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에 사용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를 소망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에고고 내일도 4시 기상해서 PT 나가야 한당. 이 피튀는 왜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걸까? 홍홍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