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작성일: 12-01-15 21:29 수정일: 12-01-15 21:29
|
삐삐를 기억하시나요?
|
 |
|
글쓴이 :
유정호
 조회 : 6,322
|
휴대폰이 보급되기전 삐삐(호출기;beeper;pager)가 대세이던 시절..
참 재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어느 주일 이른 아침.. 그 당시 불신자이었던 저는 곤히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어디선가 땅을 파는 (우드드득,,우드드득) 공사소리가 요란히 일정한 간격으로 들리는것이었습니다. 한참을 달게 자던차라 일어나기가 싫어 이불을 머리넘어로 덮어 쓰고는 다시 잠에 들었습니다. 잠시 후 또 다시 그 굉음이 들렸습니다. 우드드득,,우드드득, 우드드득,,우드드득
너무나도 화가가 벌떡 일어나 창문을 열고 소리를 지르려던 찰라..,
엥?? 아무도 없는 것이 었습니다.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거참 이상하다 내가 꿈을 꾸었나?'
다시 잠을 청하러 이불 속으로 파고들기가 무섭게. 우드드득,,우드드득,,우드드득,,우드드득
다시 이불을 박차고 옷을 대충 추슬린 후 한 판? 하러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밖에는 아무도 없는거지요.
이미 잠은 물건너 갔고 소리의 출처를 찾아 탐정처럼 귀를 곤두세우고 소리의 근원지로 발걸음을 했습니다. 안방 쪽이었습니다. 안방의 문을 열고 창문 밖을 내다 보았으나 역시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 때 또다시 요란한 그 소리가 더욱 강하게 진동하며 요동쳤습니다.
우드드득,,,,우드드득,,우드드득,,우드드득
벽 안에서 무엇인지 잘못된듯 하였습니다.
그 길로 동네에서 유명한 만물 수리 아저씨인 "용씨 아저씨"를 집으로 초빙하여 원인을 파악하기 시작했습니다.
용씨 아저씨는 전장에 나가는 사람처럼 허리에는 각종 Tool을 두르고 어깨에는 사다리를 메고 사방으로 체크를 하였습니다.
천정도 들여다 보고, 청진기를 사용하여 벽안의 소리도 들어보고, 배수관도 체크하더니,
빈 페이퍼 한 장을 꺼내들며 하는 말 "내 소견으로는 저 쪽 벽안을 허물고 안에 있는 배수관을 교체해야한다고 봅니다" 그러면서 나름 여러가지 견적을 줄줄이 적어 내려갈때 또 한 번 무시무시한 굉음이 들려왔습니다.
이 때 건너 방에서 단 잠을 자던 막내 여동생이 눈을 비비며 들어오더니 하는 말
"에이 아빠 또 삐삐 나두고 갔나보네" 하며 장농 속 주머니 안에서 검정 모토로라 삐삐를 꺼내들더니 전원을 꺼버리는 것이 아닌가...
용씨 아저씨 내 눈을 한 번 처다보더니 조용히 견적서를 4등분으로 접에 주머니에 쑤셔넣고는 급하게 사다리를 정리하여 종종걸음으로 사라져 버리는 모습을 허무하게 바라만 보았다.
우리는 서로간에 한 동안 아는체도 못하고 살 수 밖에 없었다는 오래된 삐삐 이야기...
|
|
Total 1,372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