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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06-26 19:07  수정일: 21-06-26 19:07
친구 목사님 아들 결혼식 (2021년 6월 27일)
 글쓴이 : 이은진목사
조회 : 3,694  
지난 금요일 친구 목사님 아들 결혼식에 참석했습니다. 원래는 가족들끼리 소규모로 치를 계획이었는데 야외 모임이 50명까지 가능해지면서 지인들을 초청하게 되었습니다. 주례는 아들이 출석하는 교회의 담임목사님이 하시게 되어 저에게는 결혼식 기도 순서를 부탁해 왔습니다. 결혼식 모든 순서는 침례교 총무목사님이 대신 맡아 짜 주었습니다.

기도 순서를 부탁 받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친구 목사님은 저와 오랜 기간 교제를 나누어 왔는데, 아들은 한 두 번 인사 나눈 것 외에는 제가 아는 바가 거의 없었습니다. 특히 신부나 결혼의 과정에 대해서도 전혀 아는 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혼식 축복 기도는 그 당사자를 잘 알고 있는 분이 하는 것이 더 마음을 실을 수 있는 실제적인 기도가 될텐데, 제가 침례 교단의 회장을 맡고 있으니 무슨 순서라도 맡겨드려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부탁한 것은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총무목사님께 그 마음을 전달하였습니다. “내가 신랑 신부에 대해서 잘 아는 바가 없는데 그 분들을 더 잘 아는 분이 기도하는 것이 축복이 될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분이 만약 없다면 내가 그대로 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총무 목사님이 아버지 목사님께 그 의사를 전달해 보겠다고 하셔서 기다리고 있는데, 결혼식 당일까지 아무 연락이 없어서 원래대로 제가 기도를 준비해 갔습니다. 30도가 넘는 기온에 야외 결혼식이라 복장을 가볍게 하고 싶었지만 순서를 맡았기 때문에 넥타이를 매고  정장 차림으로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기도 순서가 되었는데 주례 보는 목사님이 그 순서를 건너 뛰고 설교로 바로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실수로 빠뜨렸다면 맨 앞자리에 앉아 있는 총무목사님이나 아버지가 언급을 해 주실 법도 한데 그냥 그대로 앉아 계셨습니다. 순간 당황스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였습니다. 만약 기도 순서가 생략된 것이라면 미리 연락을 주었으면 제가 그렇게 마음을 쓰고 준비하지는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결혼식을 마친 후 총무 목사님께 가서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총무 목사님은 제가 전달한 말을 그대로 전달해 드렸다고 하면서 카톡을 보여주셨습니다. “이은진 목사님께서 참석 하시지만 기도 순서를 신랑을 잘 아는 분이 하시는게 어떨까 합니다. 본인이 하면 형식적인 기도가 될까 싶다고…” 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닌데 제가 전달한 말의 절반만 전달된데다 제 본심과는 정반대의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총무목사님께 제 본래 의도를 다시 설명해 드리고 오늘 기도준비도 해 왔다고 말씀드렸더니 잘못 이해를 한 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셨습니다.

친구 목사님에게도 가서 그 과정을 설명을 드렸습니다. 왜냐하면 친구목사도, 주례를 제외 한 유일한 순서를 저에게 부탁했는데 제가 거절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닐 뿐더러 누구보다 이 결혼식을 축복하고 있는 제 마음을 잘 전달하였습니다. 그리고 세 명이 함께 모여 여기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며 웃고 넘어갔습니다.

이 해프닝을 통해 중요한 교훈을 되새겼습니다. 첫째, 의사전달은 명확하게 한다. (제 의도는 친구목사님 아들에게 진심으로 축복이 되는 기도가 되기를 원하는 마음이었는데 전달받는 입장에서는 기도순서를 맡은것이 불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둘째, 일의 진행과정을 정확하게 체크한다(총무 목사님께 카톡 한 번만 넣어봤어도 됐습니다) 세째, 오해가 생겼을 시 즉시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오해를 푼다. (그렇지 않았다면 세 명 모두 불편하고 서운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 해프닝과는 관계없이 결혼식은 은혜롭고 축복이 넘쳤습니다. 무엇보다 신랑, 신부가 서로를 향한 마음을 고백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믿음의 언어로 상대방에게 사랑과 존경을 표현하는 것이 큰 감동이었습니다. 주님이 이 두 분의 주인인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우리 아이들도 저런 신랑, 저런 신부를 만났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간절히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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