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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02-04 21:19 수정일: 23-02-0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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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반과 사명 (2023년 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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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은진목사
 조회 : 3,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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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에 썼던 칼럼을 다시 나눕니다)
노스밴쿠버에 그라우스 마운틴이 있습니다. 정상에 오르는 경로 중 Grouse Grind 라고 하는 코스가 있는데 2.9Km의 길이에 853m의 수직고도를 올라야 하는 난코스입니다. 무릎 수술 후, 잘 아는 한 목사님이 등산이 무릎 재활에 좋다고 나를 이 곳에 데리고 갔습니다. 산을 오르면서 무슨 이런 산이 있나 싶었습니다. 등산이라면 평지도 있고 내리막도 있고 해야하는데 여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수직 오르막이었습니다. ¼ 지점마다 세워 진 푯말을 보면서 이를 악물고 올라갔습니다. 다시는 오나봐라 하면서 올라갔는데 막상 정상에 도착해서는 또 와야지 하는 마음이 드는 이상한 곳입니다.^^ 산을 내려와 전화기에 등반 소감을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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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면 정상 직전이 가장 힘들다고들 한다
이 고비만 넘기면 정상이니 힘내라고...
그런데 아니었다
실제 올라보면 모든 부분이 똑같이 힘들다
출발은 출발대로 힘들고 1/4, 2/4, 3/4, 모두 나름대로 힘들고 포기할 이유들을 갖고있다
결국은 한 발을 딛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숨이 턱에 차도 한 발 한 발 내딛다 보면 정상에 다다른다
누구도 도와줄 수 없고 누구한테도 핑계 댈 수 없고
몸을 앞으로 내밀면서 한 발 한 발 내가 올라가야만 한다
머리 속에는 온갖 유혹과 타협과 변명과 원망이 나오지만
과감하게 물리쳐야 한다
결국은 내 책임이고, 내 일이고, 내가 가야하는 길이다
정상 직전이 가장 힘들다고 하는데 오히려 이 산에는 보상이 있다
그때까지 들리지않던 새소리가 들리고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천상의 음악소리 같다
숲으로 덮여있던 하늘도 열린다
그 때의 기분은 정상에 도착했을 때 못지않게 상쾌하고 신선하다
극기와 인내로만 올라야 한다면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을 것 같다
그 지점의 환희와 보람이 그곳으로 나를 다시 이끈다
사명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힘들지 않으면 사명이 아니다
출발도 중간도 막바지도 모든 순간이 다 힘들다
어느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고 자만할 수 없다
핑계 댈 수 없고 원망할 수 없다
부르신 분이 오라고 하시니 묵묵히 가는거다
내 쪽에서 보면 숨이 턱에 넘어가 죽을 것 같지만
부르신 분은 기가 막히게 조절해주고 계신다
한 사명 한 사명 감당할 때마다
새소리와 물소리와 열린 하늘로 보상해 주시고
그 벅참은 나를 다시 이곳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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